［시사코리아저널/ 포항=이준형 기자］“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당조고추’를 택배로 주문해 먹고 전국 각지에서 당뇨환자들이 혈당이 낮아 졌다”며 “기뻐하는 마음을 전할 때 농사짓는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도수목원에서 상옥리 방향으로 2㎞ 지점 오른쪽에 위치한 해발 600m 고지의 청정지역농장 입구에는 ‘특우농원’ 이라는 작은 간판이 있다.
 |
||
| ▲ '특우농장' 농장지기 김정열 서지형씨 부부. | ||
김 씨의 아내 서지형 씨는 전국 각지에서 주문한 택배 물량을 보내기 위해 농장에서 생산한 각종 야채를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었다. 이날도 고객들에게 보낼 당조고추 80박스와 각종 채소가 가득한 아이스박스 10여개를 택배 차에 싣고 있었다.
때마침 농장지기 김정열씨는 하나로 마트에서 주문한 채소를 상옥 농협으로 납품하고 농장으로 들어오는 길이라 했다.
그는 기자에게 이번 여름이 엄청 더운 탓에 고지대인 이곳에도 온난화 영향으로 ‘파슬 리’가 고사하는 등 농사짓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이제 친환경 농업이 대우받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어렵게 친환경 농법으로 가꾼 채소를 팔기위해 시장에 나가면 일반 농산물과 함께 도매금으로 경매를 붙여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했다.
 |
||
| ▲ 해발600M 고지대에 위치한 청정지역 '상옥 특우농원'입구. | ||
그는 이어 ‘당조고추’가 인기라고 했다. 최근 당조고추가 혈당을 낮춘다는 방송보도에 전국 각 지방에서 주문한 물량을 보내기 위해 하루가 바쁘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농장에서 밤 9시까지 일을 한다. 이후 집으로 귀가하면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자고 새벽 3시면 일어나야 한다. 전날 발송한 택배 운송장을 챙기고,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아침 6시 농장으로 출근 한다.
해발600m 고지대로 밤 낮 일교차가 크고, 산이 깊고 물 맑은 곳이기도 하지만 천연항생물질 ‘프로폴리스’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모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이농장의 특별한 '노하우'다.
게다가 이 농장은 보현산(1124m)·향로봉(930m)·천령산 (776m)·수석봉(821m) 등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청정지역이다.
2만3천㎡ 규모의 비닐하우스와 노지로 조성된 이곳에서 당조마일드고추·개똥쑥·쌈배추·파슬리·콜라비·상추·대파·곰취·단호박·브리콜리·샐러리·초석잠.돼지감자.여주.당근등이 자라고 있다.
 |
||
| ▲ 이들 부부는 '당조마일드고추'를 수확하고 있다. | ||
특우농원이 5년 전부터 재배하고 있는 ‘당조마일드고추’는 지난 2008년 강원대학교와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제일종묘농산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당뇨 혈당을 떨어뜨리는AGI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기능성 고추다.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율을 저하시켜 혈당치 상승을 억제해, 당뇨병 및 비만증 과당증 등의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당조마일드고추’는 오랜 기간 저장이 어려워 소비자 예약 주문제로 수확시기에는 전량 고객들에게 순차적으로 공급한다고 했다, 이제는 입소문을 타고 물량이 모자랄 정도다.
이들 부부는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먹거리 생산에 매년 2월부터 10여종의 채소 모종을 기른 뒤 4~5월 비닐하우스와 노지에 모종을 옮겨 심고, 6월말부터 10월까지 수확한다.
특히 여름재배만 해왔던 채소 농사를 난방시스템이 되어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겨울재배를 통해 년중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기도 하다.
 |
||
| ▲ 특우농장 비닐 하우스에 각종 싱싱한 친환경 채소들이 자라고 있다. | ||
프로폴리스를 사용한 농산물은 채소 중에서 유기물과 미네랄이 가장 많아 세포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테르펜류 등이 항암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씨가 생산한 채소는 기능성 친환경농산물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고 있다.
김 씨는 1959년 포항시 죽장면 하옥리에서 화전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아버지 김경만씨와 어머니 심분출씨 사이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김 씨 어른들의 고향은 경주시 양북면 이다. 지난 1930년 일제침략의 탄압을 피해 연고 없이 무작정 내려온 곳이 첩첩산중 죽장면 ‘하옥’이다.
그가 7살 되던 해 모든 식구들은 상옥으로 이사를 했다. 상옥에서 상옥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위해 원서를 접수 했지만, 당장 먹고 살기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곧바로 부모님을 따라 '담배 농사법'을 배웠다.
 |
||
| ▲ 600M 고지대 상옥 청정지역에서 프로폴리스 '친환경 농법'으로 자라고 있는 '파슬리' | ||
어느 듯 그의 나이 18세, 어차피 농사를 지으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비닐하우스 농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4-H 농가교육에서 ‘토마토 재배법’을 습득했다.
그 당시 선진농법인 비닐하우스로 농사를 지었으나 생활에는 별 차도 없이 가난뿐이었다. 그는 고향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현대중공업 직업훈련원에서 6개월 과정 교육을 마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 했다.
그는 매사 일에 근면 성실한 덕분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유공장 건설현장에서 2년간 근무를 하다 근무처 복귀를 포기하고 농기계정비에 애로가 있던 ‘고향’으로 돌아왔다.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고향에 정착하면서부터 친구가 소개해준 아내 서지형씨와는 펜팔로 주고받은 인연으로 ‘부부’가 된 것이다.
충청남도 공주 출신의 아내 서 씨와 86년 결혼했다. 김 씨는 그동안 해외에서 모은 돈을 투자, 고향에서 농기계 정비소와 농자재상회를 2010년까지 경영했다.
 |
||
| ▲ 김정열 서지형씨 부부가 친환경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 ||
사업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상옥 지역은 무공해 청정 지역으로 선포돼 포항시에서 ‘슬로시티 마을’로 지정했다.
슬로시티 마을로 지정이 되면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약속에 각종 농자재를 포항시가 보조사업으로 지원하기에 그가 하는 농자재 사업은 일순간에 무너져 버렸다.
김 씨 부부는 마른하늘에 날 벼락이라도 맞은 듯 농민들과 그동안 거래해온 농자재 외상값과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로 인해 수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는 다른 곳도 아닌 고향에서 사업이 힘들어지자 눈앞이 캄캄하여 자녀들과 앞으로 살아갈 용기도 희망도 없이 심리적인 고통과 좌절뿐이었다.
하루하루 실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은 있다는 옛말과 같이 때 마침 농사를 짓고 있는 상옥농장에 친척이 약초를 재배하고 있었다.
친척은 그 당시 김 씨 농자재 상회에서 수천만 원의 농자재 갖다 쓰고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김 씨는 외상값을 받기 위해 친척을 수소문해 우여곡절 끝에 찾았다. 친척에게 외상값 대신 약초재배 농장에 채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땅을 양도해 달라고 했다.
수없는 노력으로 약속을 받아 농장을 인수하고 김 씨 부부는 삶의 재기를 위해 허허벌판에서 외롭게 수 년 동안 추위와 싸우며 채소 재배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이 없었다. 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온 사력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며 ‘프로폴리스 친환경 농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프로폴리스 농법이 성공했다는 소문이 나자 지난해 ‘KBS 6시 내고향’ 에서 김 씨 부부를 소개했다. 방송의 전파를 타자 전국에서 싱싱한 친환경 야채를 구입하기 위해 전화통이 불이 날 정도였다.
이들 부부는 친환경농법으로 각종 채소를 생산한 뒤 현재 농산물직거래장터를 운영하고, 주말농장을 분양, 농작물을 수확하는 체험공간도 제공해 이곳을 찾는 고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장지기 김정열 씨가 경험한 작물보호제 등 다양한 농촌 이야기를 소비자들에게 전하면서 도·농 교류의 장을 만들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그동안 고생했던 과거를 뒤돌아보면서 ‘특우농장’에서 생산된 각종 야채 등을 장애시설과 양로원, 불우한 이웃들에게 베풀며 모든 욕심 버리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이준형 기자 iptv8288@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